캐나다(Canada) 자유 여행8_밴쿠버(Vancouver)

밴쿠버(Vancouver) 1일차

밴쿠버 공항까지의 험난한 여정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여유 있게 토론토 공항을 향해 출발했지만,
출근 시간대의 교통 체증은 예상보다 훨씬 심했다.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 휘발유를 채우려 주유소를 찾았으나,
공항 주변은 인터체인지가 많고 도로가 복잡해 한 번 길을 잘못 들면 크게 돌아야 했다.

결국 체크인 마감 시간이 임박해 연료 보충 없이 반납하려던 찰나,
다행히 공항 근처에서 주유소를 발견하고 겨우 주유 후 차량을 반납했다.

렌터카 주차장에서 체크인 카운터까지 전속력으로 달려 마감 시간 직전 줄을 섰지만,
앞사람들의 수하물 수속이 지연되며 결국 정확히 마감 시각을 넘겨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던 순간, 에어캐나다 카운터에서 일하던 한인 직원이 사정을 듣고
친절하게 4시간 뒤의 밴쿠버행 항공편으로 재예약을 무료로 도와주었다.

감동의 인사를 전하며 준비해둔 초콜릿을 건넸더니, 그녀가 좋아하는 종류라며 밝게 웃었고,
우리는 그 따뜻한 마음 덕분에 안도하며 탑승구로 향했다.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밴쿠버 렌터카 인수가 지연될 것이므로,
렌터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약 4시간 후 도착 예정임을 알리고 일정을 조율했다.

그랜빌 아일랜드 퍼블릭 마켓(Granville Island Public Market)

토론토에서 밴쿠버행 비행기를 놓치고 4시간 가량 출발이 지연돼
밴쿠버 다운타운을 구경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했다.

그 대신 공항에서 렌터카를 인수하고 밴쿠버 시내 그랜빌 아일랜드에 있는
대형 마켓(Granville Island Public Market)에서

랍스타, 과일, 야채, 와인, 빵 등을 푸짐하게 쇼핑해 곧바로 휘슬러(Whistler)의 숙소
(Modern Whistler Apartment Ski in Ski Out)로 이동했다.

휘슬러(Whistler)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휘슬러(Whistler)는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지만,
비수기인 여름과 가을에도 매력이 가득한 산악 마을이다.

시원한 공기 속에서 하이킹, 자전거 트레일, 곤돌라 탑승 등 다양한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고즈넉한 휘슬러 빌리지에서는 여유로운 산책과 로컬 맛집 탐방도 가능하다.

계절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휘슬러는 사계절 내내 여행자에게
자연과 휴식을 동시에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다.
비수기라 한적한 분위기의 휘슬러 타운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우리는 조프리 호수 공원을 방문하기 위해 이곳에서 하루를 숙박했고,
밴쿠버 마켓에서 미리 쇼핑해온 바닷가재, 과일, 와인 등으로 간단하지만
영양 가득한 저녁 식사를 즐기며 여행 중 부족했던 에너지를 보충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다음 날의 트레킹을 위해 푹 쉬었던 휘슬러의 밤은 조용히 깊어갔다

밴쿠버(Vancouver) 2일차

조프리 호수 공원(Joffre Lakes Park) Trail

맑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이른 아침 휘슬러를 출발했다.
1시간 남짓 달려 조프리 레이크스 트레일헤드 주차장에 도착하니, 한 두 대의 차량이 자리하고 있었다.

Joffre Lakes Park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ritish Columbia) 주의 웨스트 코스트 산맥
(West Coast Mountains) 깊숙한 곳에 위치한 절경의 자연 공원이다.

밴쿠버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의 피클턴(Pemberton)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휘슬러(Whistler)에서는 조프리 레이크스(Joffre Lakes) 트레일 헤드(trail head)까지 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은 세 개의 에메랄드빛 빙하 호수(하단, 중간, 상단 호수)가 이어지는 하이킹 코스로 유명하며,
각 호수는 장엄한 빙하와 침엽수림, 산악 지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압권이다.

약 10km 왕복의 중급 난이도 트레일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여름철에는 맑고 투명한 호수의 색과 웅장한 매트리 호 빙하(Matier Glacier)가 어우러져
캐나다 자연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방문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공원 이용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니, 사전 준비가 필수다.

트레일 헤드를 지나면 울창한 침엽수림 속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흙 길이 펼쳐진다.
나무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내려앉아 안개와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곳곳에 설치된 목재 다리와 개울을 지나며 걷는 초반 구간은 비교적 평탄해 수월하게 걸을 수 있었다.

Lower Joffre Lake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목적지인 로워 호수가 모습을 드러내며,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새소리와 흙냄새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로워 호수에 도착했다.

로워 호수는 마치 수정처럼 맑은 물에 산과 하늘을 고요히 비추고 있었다.

Middle Joffre Lake

로워 호수를 지나자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며 길은 점점 돌과 뿌리가 많은 경사로 변했다.
깊은 침엽수림 속을 걷는 동안 옅은 안개는 마치 숲이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며 땀을 훔치던 순간, 숲 사이로 미들 호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수풀 너머로 번져오는 푸른 빛이 시야를 넓혀주는 찰나, 작은 바위 옆에서 무언가 움직였다.
앙증맞은 다람쥐 한 마리가 떨어진 솔방울 조각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두 앞발로 조심스레 조각을 잡고, 빠르게 앞니로 갉아대는 모습이 마치 숲속 리듬에 맞춰 춤추는 듯했다.
사람의 인기척에도 놀라지 않고 잠시 눈을 마주치더니, 금세 다시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가듯 움직였다.

미들 호수의 물 빛은 상상보다 더 깊고 선명한 에메랄드색으로, 그 자체로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호수 가장자리에는 빙하수가 흘러들며 작은 물결을 만들고 있었고, 그 위로 구름이 유유히 떠다녔다.

에메랄드 빛 물가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주변은 조용하고 고요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이곳은 어퍼 호수로 향하는 길 위에 있는, 꼭 멈춰야 할 풍경이었다.

미들 호수 중앙에는 수면 위로 길게 뻗은 쓰러진 나무가 하나 놓여 있었고,
많은 이들이 그 위에 올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우리도 신중하게 밸런스를 잡으며 나무 위에 올라섰고, 호수 너머로 보이는 설산과 함께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물 아래로는 나무의 반영이 흔들리며 마치 다른 세계로 연결되는 문처럼 느껴졌다.

주위 사람들도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여행자들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따뜻한 장면이 펼쳐졌다.
그 곳에서의 짧은 순간은 풍경 못지않게 오래 기억에 남을 장면이 되었다.

Upper Joffre Lake

미들 호수를 뒤로하고 경사는 더욱 가팔라졌다.
힘든 숨을 몰아쉴 즈음, 옆으로는 거세게 흘러내리는 빙하 폭포가 시야를 채웠다.

폭포 소리를 배경 삼아 거친 돌길과 목재 계단을 올라 마침내 어퍼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거대한 매트리 빙하가 호수 건너편에 장엄하게 서 있었고, 그 아래로 투명한 호수가 잔잔히 빛났다.

짙은 구름 사이로 바람이 스치는 어퍼 호수는 마치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공간처럼 다가왔다.

청록빛 호수 위에는 회색빛 산세가 그대로 반사되어 물속과 하늘의 경계가 흐려졌다.

그 너머로 펼쳐진 매트리 빙하는 마치 얼음의 강이 산을 타고 흘러내린 듯,
하늘 아래 서늘한 기운을 드리우고 있었다.

빙하에서 녹아내린 물줄기들은 거대한 회색 바위 틈을 따라 흘러내려 호수로 스며들며,
자연의 생명 순환을 그대로 보여준다.

호숫가 바위 위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그 순간, 말없이 눈을 마주한 자연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잠시 쉬며 풍경을 마음속에 담은 뒤 아쉬움을 안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풍경이 다가왔다.

나무 그늘에 앉아 간식을 꺼내자 새 한 마리가 다가와 손에 쥔 빵을 조심스럽게 쪼아 먹었고,
그 순간은 사진으로 담아두었다.

중턱쯤 다시 마주한 미들 호수는 여전히 푸르른 물빛을 간직한 채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다.
호수를 배경으로 몇 컷의 사진을 더 남기며 이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 속에 새겨두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수면은 이별의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트레일헤드에 도착하니 여전히 주차장은 북적였고,
첫발을 디뎠던 그 길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차에 올라타며 조용히 숨을 고르고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

휘슬러와 조프리의 장면들이 차창 너머로 흘러가며 여행의 여운을 더했다.
곧 이어 밴쿠버로 향하는 아름다운 드라이브가 시작되었고, 숲과 호수,
하늘이 함께하는 그 길은 마치 또 다른 여정의 시작처럼 느껴졌다.
이날의 추억은 마음 깊은 곳에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캐필라노 현수교(Capilano Suspension Bridge Park)

빗길을 3시간 여 달려 밴쿠버 교외 캐필라노 현수교(Capilano Suspension Bridge Park)에 도착했다.
캐필라노 현수교는 밴쿠버 북부의 울창한 삼림 속에 자리한 자연 체험형 관광 명소로,
길이 137m, 높이 70m의 흔들다리 위를 걸으며 아찔한 스릴과 함께 숲과 계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현수교 외에도 절벽을 따라 걷는 클리프워크(Cliffwalk),
나무 사이를 잇는 트리탑 어드벤처(Treetops Adventure) 등 다양한 산책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나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대자연 속을 걷는 듯한 이 공원은 밴쿠버 여행 중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밴쿠버 야경

캐필라노 현수교를 출발하여, 밴쿠버의 대표 명소 스탠리 공원으로 향했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고,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해변과 해안을 따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선착장과 마리나를 품은 밴쿠버의 항구 풍경으로,
해가 지고 조명이 하나둘 켜지며 도시와 바다가 황금 빛으로 물들어가는 멋진 풍이 담겨 있다.

황혼이 찾아오면 밴쿠버의 하늘은 붉게 물들고,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며 야경의 막이 올랐다.
바다와 빌딩 숲 사이로 번져가는 빛의 조화는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내며,
밴쿠버의 마지막 밤에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바다 끝자락을 물들이는 밴쿠버 비치,
한 사람이 고요히 서서 황혼 속 풍경에 시선을 고정한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한 밤중 렌터카 drop

밤이 깊은 시간, 렌터카를 반납하기 위해 Pacific Central Station 인근의 렌터카 드롭 장소를 찾았으나,
이미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주차장 문도 잠겨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차량을 역 앞 도로에 주차한 뒤, 역사 안으로 들어가 역무원에게
허츠 렌터카 키 박스 위치를 물어본 후 열쇠를 반납했다.
캄캄한 밤, 여정의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귀국 여정

Greyhound Bus Terminal

퍼시픽 센트럴 역(Pacific Central Station) 인근 숙소에서 짐을 챙긴 우리는,
그레이하운드 버스터미널(현 FlixBus 운영)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쳤다.
04:45(09:30 도착 예정)에 출발하는 시애틀행 국제 노선(밴쿠버와 시애틀간 약 230km) 버스다.

버스는 밴쿠버 도심의 Pacific Central Station(1150 Station St)에서 출발한다.
이 역은 SkyTrain의 Main Street–Science World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출발 30분 전까지 체크인을 마쳐야 하며, 티켓은 GreyhoundFlixBus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미국 국경 입국 심사

밴쿠버에서 출발한 버스는 새벽 시간이라 약 1시간 남짓 주행 후, 미국과 캐나다 국경인
Peace Arch Port of Entry(Douglas-Blaine Border Crossing)에 도착했다.

국경 도착 시간은 출발 시간과 교통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출발 후 약 90분 전후로 국경 검문소에 도착하게 된다.
국경에 도착하면 모든 승객은 짐을 들고 버스에서 하차해,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다.

예상했던 것보다 심사 과정(지문 채취, 사진 촬영 등)은 수월했다.
여권(필요 시 ESTA 등)를 제시하고 간단한 질문(방문지, 목적, 체류 등)을 받은 뒤, 별다른 문제 없이 입국 허가를 받았다.
전체 심사 과정은 약 30분 가량 소요되었으며, 이후 다시 버스에 탑승해 시애틀로 향했다.
모든 승객이 심사를 마쳐야 버스가 다시 출발하기 때문에, 국경에서의 대기 시간은 요일이나 버스마다 유동적이다.

재일교포 3세 학생의 입국심사 협조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가던 한 재일 한국인 3세 학생(한국 여권 소지)이
입국 심사장에서 영어를 잘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학생과 소통이 되지 않자 심사관은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묻더니, 즉석 통역을 부탁했다.

학생은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고, 한국어도 간단한 단어만 겨우 알아듣는 수준이었다.
나는 대신 심사관에게 학생의 여행 목적과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정 등을 간단히 설명했고,
그 덕분에 학생은 무사히 입국 심사를 마칠 수 있었다.

Seattle Greyhound Bus Station

모든 입국심사가 완료되면, 버스는 다시 남쪽으로 약 2시간 남짓 달려
총 5시간 여의 여정 끝에 시애틀 도심의 Greyhound/FlixBus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Link Light Rail Stadium 역과 도보 3~5분 거리로, 시애틀 시내 중심지나 공항으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버스 정류장은 T-Mobile Park(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 근처에 위치한
503 S Royal Brougham Way에 있으며, Link 라이트레일 Stadium 역과 도보 3분 거리다.
정류장에는 Greyhound/FlixBus 승객을 위한 간단한 대합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정류장에서 시애틀 공항(SEA, 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까지는
Greyhound/FlixBus 환승버스 또는 경전철(Link Light Rail) 1호선($3, 30여분)을 이용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우리는 정류장에서 연결되는 환승 버스를 이용해 곧바로 시애틀 공항에 도착했고,
여행의 마지막 관문인 아시아나항공 체크인과 출국 심사를 무사히 마쳤다.

여행의 끝자락

시애틀 공항에서 탑승한 아시아나 항공기는 정시에 이륙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구름을 바라보며,
밴쿠버와 캐나다 동부의 풍경과 여행의 추억, 시애틀의 아침 공기가 한 편의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아들과 함께한 이번 여행은 단순한 여정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캐나다 동부 메이플 가도 드라이브, 비행기도 놓치고, 천섬과 나이아가라 폭포 크루즈,
조프리 호수 공원 트레일, 국경에서의 작은 도움까지—
이 모든 순간이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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