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6개국 자유 여행(러시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스웨덴, 노르웨이 & 덴마크)4_탈린

헬싱키 중앙역 도착 후 탈린(Tallinn)행 Viking Line 승선

상트페테르부르크 핀란디스키 역을 이른 아침 6시 40분에 출발한 알레그로 국제열차는
3시간 27분을 달려 오전 10시 7분, 헬싱키 중앙역에 도착했다.

국경을 넘는 여정이 무색할 만큼 절차는 출입국 절차는 간단했고,
잠깐 눈을 부치고 나니 창밖으로 펼쳐진 북유럽의 풍경은 어느새 핀란드의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헬싱키를 즐기며 여유를 누릴 틈은 없었다.
오전 11시 30분에 출항하는 탈린행 Viking Line(XPRS)에 오르기 위해,
체크인 마감 시각인 11시 전까지 항구에 도착해야 했다.

중앙역에서 약 30분 거리의 국제선 터미널(Skatuddens Terminal)으로 곧장 이동하며,
핀란드만을 건너는 Viking Line에 몸을 실었다.

헬싱키의 바닷바람을 가르며 출항하는 바이킹 라인,
갑판 위에 서서 저 멀어지는 항구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회색 구름 아래 펼쳐진 북유럽의 바다는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했다.

Viking Line 페리는 2시간 30분을 항해하여 탈린항에 도착했다.

탈린항에는 짐을 맡겨둘 곳이 없어 탈린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가이드 청년을 만나
버스를 타고 그의 숙소로 가서 짐을 두고 음식을 시켜 함께 식사를 같이 했다.

열악한 상황에서 유학 중인 것을 보고 짠한 마음이 들어 식사, 음료, 밑반찬 등
이것 저것 챙겨주고 시내 구경을 같이 나섰다.

탈린(Tallinn)

탈린은 붉은 지붕과 자갈길, 고딕 첨탑이 어우러진 구시가지(올드타운)에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다.

탈린은 중세 시기 13세기 한자 동맹(Hanseatic League) 소속의 무역항이었다.
당시 상업의 중심지였던 이곳에는 독일풍 건축과 중세 상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는, 마치 동화 속 배경처럼 여행자의 발걸음을 느리게 만든다.

중세의 껍질을 벗지 않은 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탈린은
유럽에서 손꼽히는 IT 강국 에스토니아의 수도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과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으며,
독립과 안보를 동시에 지켜내고 있다.

고요한 바다를 내려다보는 이 작은 도시가,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도 아마 그런 연유 때문일 것이다.

한자 동맹(Hanseatic League)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은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을 중심으로 활동한 상업 도시들의 연합체다.

독일의 뤼베크(Lübeck)를 중심으로 함부르크, 브레멘, 탈린, 리가 등
약 200여 개 도시가 참여해 무역을 활성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했다.
이 동맹은 해상 안전, 관세 면제, 상권 보호 등을 통해 중세 유럽의 경제 중심축 역할을 했다.

시간이 흐르며 국가의 중앙집권화가 진행되고,
대항해시대가 도래하자 한자동맹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교역로와 건축, 도시 구조는 오늘날까지도 여러 도시에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탈린 역시 과거 한자동맹 도시로, 구시가지에는 중세 무역 도시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탈린 톰페아(Toompea) 언덕

유학생 방에 짐을 두고 가까운 구시가지 언덕을 올랐다.
탈린의 구시가지는 높이 솟은 톰페아 언덕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도시다.

톰페아 언덕 위 코흐투오차 전망대(Kohtuotsa viewing platform)에서는 주홍빛 지붕이 빽빽이 들어선
중세 도시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멀리 발트해까지 시야가 트인다.
톰페아 언덕에는 파트쿨리 전망대와 Bishop’s Garden Viewing Platform도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성 니콜라스 교회의 첨탑과 둥글게 이어진 성벽이,
마치 한 장의 고풍스러운 그림엽서처럼 다가온다.

전망대 주변에는 에스토니아의 정교회 문화가 느껴지는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러시아 정교회 양식의 화려한 건축물로, 검은 양파형 돔과 황금 십자가가 인상적이다.
러시아 제국 시절인 1900년에 건립되어 지금도 탈린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자리잡고 있다.

바로 맞은편 분홍 빛 건물은 중세 톰페아 성(Toompea Castle)을 개조한 에스토니아 국회의사당이다.
유서 깊은 성벽 안에서 오늘날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공간으로,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상징적 장소다.

톰페아 성당(St. Mary’s Cathedral)은 13세기에 세워진 탈린에서 가장 오래된 루터교 교회로,
검은 첨탑과 흰 외벽이 인상적이다.
에스토니아 귀족들의 묘비가 내부에 보존되어 있다.

탈린의 골목 길

톰페아 언덕에서 성벽을 따라 이어진 좁은 골목길을 천천히 내려왔다.
언덕에서 내려가는 길은 계단과 자갈길로 이어진 좁은 골목들의 연속이다.

언덕 아래로 이어진 길을 걷다 보면 시간의 두께가 발밑으로 전해진다.
도시 전체가 성벽 안에 살아 숨 쉬는 박물관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양옆으로 이어지는 카페와 기념품 가게 사이로
고풍스러운 창틀과 오래된 석조 벽이 지나온 세월이 묻어 난다.

한 발 한 발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구시가지 중심 광장에 닿고,
바쁜 발걸음 속에서도 그 순간만은 느릿한 중세의 시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탈린 시청 광장(Town Hall Square)

돌바닥에 닿는 발걸음마다 중세의 흔적이 묻어나고,
골목길의 끝이 열리자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아름다웠다.
형형색색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늘어선 시청 광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붉은 지붕과 우뚝 솟은 첨탑을 가진 탈린 시청사가 햇살 아래 반짝이고,
광장 한가득 펼쳐진 카페의 파라솔 너머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퍼진다.

중세 도시 탈린의 중심에서, 여행의 들뜬 마음을 그대로 담아 청년처럼 높이 뛰어올랐다.
붉은 지붕과 시청 첨탑을 배경으로 한 점프 샷은 이 순간의 자유로움을 상징했다.

탈린 시청 광장 바닥에 앉아 따스한 햇살과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여유로운 오후를 만끽했다.
낮은 시선에서 올려다 본 고풍스런 건물들은 그 자체로 한 장의 그림이었다.

톰페아성 망루와 성벽(Towers and Walls)

이 둥근 성탑은 ‘뚱뚱한 마가렛(Fat Margaret)’이라 불리는
탈린의 해안 방어용 망루(파수탑)로, 도시를 지키던 튼튼한 성벽의 일부분이다.
지금은 해양 박물관으로 활용되나, 성곽과 항구를 잇는 입구 역할을 했다.

초록빛 정원과 어우러진 열 지은 망루 풍경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

붉은 지붕의 망루들(Nunna, Sauna, Kuldjala towers)이 늘어선 이 성벽은
탈린 구시가지의 중세 성곽 방어체계를 구성한다.

성벽 아래 길게 늘어선 이 거리(Müürivahe Street)에는 기념품과 의류를 파는 작은 상점들이 이어진다.
돌담의 그늘 아래 활기찬 장터가 펼쳐지는 이곳은 탈린의 또 다른 일상적 매력이다.

고풍스러운 아치와 석벽이 이어지는 이 골목은 성 캐서린의 통로(St. Catherine’s Passage)로,
중세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조용한 돌길 위에서, 우리는 시간 여행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Restoran Troika

유학생이 추천한 시청 광장 옆 레스토랑 Troika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러시아풍 레스토랑 Troika는 붉은 외관과 테라스 좌석이 인상적인 인기 맛집이다.
야외 테이블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모습이 탈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중세풍 레스토랑 Troika 내부에서 멧돼지 요리를 푸짐하게 즐겼다.
바삭하게 구워진 겉면과 육즙 가득한 속살이 어우러져 여행 중 최고의 한 끼로 기억될 만했다.

성수기 때 시청 광장 앞 테라스 좌석이나 메인 홀 테이블은 예약해야 한다.
높은 아치형 천장, 아름답게 잘 정돈된 테이블, 친절하고 빠른 서비스까지 다 마음에 들었다.

중세를 걷다. Viru Street

저녁 식사 후에 올드타운의 메인 스트리트인 Viru 거리를 산책했다.
좁은 자갈길 양옆으로 노란 건물과 레스토랑 테라스가 늘어서 있다.
여름 밤, 꽃으로 장식된 테이블 사이를 거닐며 중세 유럽의 감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고딕 양식 건물 사이로 세련된 상점들이 이어진다.
중세와 현대가 나란히 걷는 듯한, 탈린 특유의 도시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올드 타운 중심 시청 광장으로 이어지는 이 지점은
활기찬 상점들과 사람들이 모이는 Olde Hansa 앞 광장이다.
중세풍 간판과 복장을 갖춘 레스토랑들 덕분에 마치 과거로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든다.

Olde Hansa 앞 광장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생동감이 가득했다.
어쩌면 옛 상인들의 도시였던 탈린의 전통이 지금도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멀리 성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거리의 분위기는 점점 활기를 더했다.
카페에 앉아 저녁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여행자의 여유도 함께 묻어 났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모던한 상점이 공존하는 거리엔 낮보다 더 로맨틱한 황혼 빛이 감돌았다.

쌍둥이 탑이 인상적인 이 문은 비루 게이트(Viru Gate)로, 탈린 구시가지의 대표적인 출입구다.
붉은 지붕의 망루 뒤로 현대 건물이 대비되어, 시간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비루 게이트 앞 생화 거리

비루 게이트 앞 꽃가게 거리는 노을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생화와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져, 그 순간마저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비루 거리에 늘어선 꽃가게들은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미, 해바라기, 수국 등 생생하게 피어난 꽃들 사이를 걷다 보면,
탈린의 정취가 꽃향기 처럼 은은하게 마음에 스며든다.

21:00가 가까워지자 하루 해가 저물어 탈린 여정을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산책 후 짐을 찾기 위해 다시 구시가지 골목길을 따라 톰페아 언덕을 올랐고,
마침 해질 무렵 황혼 빛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톰페아 전망대(Kohtuotsa 전망대)에 서서 바라본 탈린의 전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붉은 지붕 사이로 솟은 교회 첨탑과 성벽 너머 바다가 노을 빛에 물들어갔다.
그 순간(21:32)이 너무 아름다워 오래 기억하고 싶어 셔터를 눌렀다.

우리와 헤어져 바쁜 저녁 일과를 마친 유학생 청년을 다시 만나 짐을 찾으며 건강을 당부한 뒤,
헬싱키행 Viking Line의 승선 마감 시간 전에 택시를 타고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어 탈린까지 이어진 여정으로 인해 다들 몹시 피곤해 했다.
23:10에 체크인을 마치고, 크루즈선 내부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곧바로 선실에 휴식을 취했다.

Viking Line 예약 방법

Viking Line은 핀란드 헬싱키와 에스토니아 탈린 사이를 오가는 대표적인 여객선이다.
공식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 앱에서 출발지, 날짜, 인원 등을 입력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좌석, 선실 등급, 식사 옵션을 선택할 수 있으며, 사전 결제 후 이메일로 발권 바우처를 받게 된다.

예약 후에는 여객선 터미널에서 여권과 함께 전자 바우처를 제시해 체크인하면 된다.
헬싱키의 Katajanokka 터미널과 탈린의 Terminal A에서 승하선이 이루어지며, 소요 시간은 약 2시간 남짓이다.
시즌에 따라 요금과 운항 시간대가 달라지므로 사전 확인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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